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The Heidelberg Catechism A.D. 1563) 제 21주일
54문 : “거룩한 공회”에 관하여 당신은 무엇을 믿습니까?
답 : 세상의 처음부터 마지막 날까지 하나님의 아들은 그의 말씀과 성령으로 영원한 생명을 얻도록 모든 인류 가운데서 선택된 하나의 교회를 자기에게 모으시고, 보호하시고, 보존하십니다. 또한 하나님의 아들은 그 교회가 참된 믿음으로 하나가 되게 하십니다. 나는 이 교회의 살아 있는 지체입니다. 그리고 나는 영원히 이 교회의 지체로 머물러 있을 것입니다.
55문 :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을 당신은 어떻게 이해합니까?
답 : 첫째, 그리스도의 지체로서 모든 신자는 개별적으로 주님이신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의 모든 보화와 은사들에 참여합니다. 둘째, 각 지체들은 자기의 은사를 다른 지체의 유익과 구원을 위하여 기꺼이 그리고 즐거이 사용할 의무가 있습니다.
첫째로 보편성에 대해서 보겠습니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모든 인류 가운데서” 선택된 하나의 교회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모든 남자들 가운데서, 또는 모든 유대인들 가운데서, 또는 모든 서울대이상 나온 사람들 중에서 선택하신 것이 아닙니다. 남녀노소, 빈부귀천, 지위와 학벌, 인종과 신분에 상관없이 모든 인류 가운데서 선택하셨습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그 속성상 보편적입니다.
“(28)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주자나 남자나 여자 없이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갈 3:28)
옛날에 선교단체시절 대학생들로만 특화된 교회를 이루었는데, 그것은 사실 잘못된 것입니다. 교회는 반드시 보편적이어서 남녀노소, 빈부귀천과 상관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교회는 시간적으로도 보편적입니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세상의 처음부터 마지막 날까지”라고 표현했습니다. 즉 창세 이래로 세상 끝날까지 이 땅에 교회가 없었던 적은 단 1초도 없습니다. 늘 교회가 있도록 하셨습니다. 첫 사람 아담과 하와가 지음 받아 에덴에 거닐 때도 이 아담부부가 바로 최초의 교회인 것입니다. 그리고 타락한 이후에도 아담에게 아벨 대신 여자의 후손으로 주신 셋과 그 후손들, 그리고 노아를 거쳐 아브라함, 이삭, 야곱으로 이어지는 거룩한 계보의 사람들이 바로 구약의 교회였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부르시고 국가교회를 세우셨습니다. 물론 이스라엘 역사 가운데 구약의 교회가 완전히 망한 것 같이 느껴질 때가 있었습니다. 선지 엘리야가 이세벨을 피해 도망다닐 때, 엘리야는 “이세벨이 주의 모든 선지자들을 죽였고 이제 나 혼자만 남았는데 나도 죽이려고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절망하고 낙심할 때에 하나님은 “내가 나를 위하여 바알에게 무릎을 꿇지 아니한 사람 칠천을 남겨 두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아무리 영적으로 어두운 시대일지라도 하나님의 교회는 여전히 든든히 서 있는 것입니다. 중세 1000년 동안 거짓진리가 왕성하게 지배하고 영적으로 매우 어두웠던 그 시대에도 자료를 뒤져보니 참된 신앙의 명맥을 이어오던 적은 무리들이 있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교회는 단 1초도 망한 적이 없습니다. 그것은 세상 처음부터 세상 끝날까지 택하신 백성이 늘 있는 것입니다. 교회는 이렇게 시간적인 보편성을 그 속성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19)저희가 우리에게서 나갔으나 우리에게 속하지 아니하였나니 만일 우리에게 속하였더면 우리와 함께 거하였으려니와 저희가 나간 것은 다 우리에게 속하지 아니함을 나타내려 함이니라”(요일 2:19)
교회에 속하지 아니한 사람들이 교회에 올 수는 있지만, 그러나 오래 가지 못하고 본색을 드러내면서 떠나게 됩니다. 이것으로 교회는 조금의 손상도 입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교회의 거룩성이 드러납니다. 숫자는 줄었지만, 오히려 교회의 거룩을 해하는 요소가 제거되었기 때문에 교회는 부흥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사귐은 아는 사람들끼리 친하게 지내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의 사귐입니다. 이것을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이 잘 지적해주고 있습니다.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을 이야기하면서 제일 먼저 우리가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각자가 그리스도와 교제 나누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