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직 신앙고백서 강해 - 15항.원죄에 대하여  

 

 

  우리는 아담의 불순종으로 말미암아 원죄가 온 인류에게 확산되었음을 믿습니다. 그것은 모든 본성의 부패와 유전적 질병으로, 그 안에서 심지어 어머니 뱃속에 있는 유아들까지도 오염되었고, 그것이 사람 안에서 뿌리로 존재하고 있어서 그 안에서 모든 종류의 죄를 만들어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 보시기에 너무나 불결하고 혐오스럽기 때문에 모든 인류를 정죄하기에 충분합니다.

그것은 세례를 받는다고 해서 완전히 폐해지거나 전부 제거되지 않습니다. 죄는 샘에서 물이 솟아나는 것처럼 이 통탄할 만한 근원에서 항상 흘러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전가되어 정죄에 이르도록 하지 않고,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로 사해졌습니다. 신자들은 죄 안에서 평안히 지내도 된다는 뜻이 아니라, 이 부패한 의식은 신자들을 이 사망의 몸에서 구원받기를 열망하도록 자주 탄식하게 합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죄는 단순히 모방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펠라기우스의 오류를 거절합니다.    

   

원죄라는 말은 최초의 죄라는 말입니다. 아담이 선악과를 따먹은 불순종이 바로 인류역사상 최초의 죄입니다. 그래서 아담의 범죄를 원죄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 원죄의 죄책과 결과는 아담홀로 지는 것이 아니라, 그로 말미암아 태어날 모든 후손들에게도 동일하게 미치는 것입니다. 벨기에 신앙고백서는 바로 이러한 사실을 ‘유전적’이라고 말합니다. 마치 우리가 부모의 유전정보를 그대로 물려받아서 태어나듯이, 모든 인류의 부모인 아담으로부터 영적인 유전정보인 원죄를 그대로 물려받아서 태어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원죄를 가지고서 태어나는 것입니다. 다윗은 “내가 죄악 중에 출생하였음이여 모친이 죄 중에 나를 잉태하였나이다”(시 51:5)라고 고백하였습니다. 다윗만 그런 것이 아니라 모든 인류가 다 그런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선악과 따먹은 것도 아닌데, 왜 우리가 아담의 범죄의 책임과 결과를 짊어져야 하는 것입니까? 그것은 하나님께서 그렇게 정하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담을 온 인류의 대표로 세우셔서 언약을 맺으셨기 때문에 아담의 범죄를 온 인류가 같이 짊어져야만 하는 것이고, 그렇게 질서를 정하실 권리가 하나님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피조물인 우리로서는 왈가불가할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죄인으로 태어난다는 사실로 인해서 원망불평 할 것이 아니라, 도리어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자신의 비참하게 된 현실을 인정한 상태에서, “하나님이 과연 우리를 죄와 비참함 가운데 우리를 버려두셨는가, 아니면 우리를 위해 어떤 구원의 길을 열어놓으셨는가, 만일 열어놓으셨다면 그 길이 무엇인가”하는 고민을 하면서 하나님이 마련하신 구원의 길로 걸어 나아가는 것이 바른 자세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먼저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모든 인류가 꼭 나쁜 짓 해서 죽일 죄인들이 아니라, 아예 태어날 때부터 멸망 받아 마땅한 죄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원죄는 하나님이 보시기에 매우 악하며 혐오스러워서 모든 인류를 정죄하기에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