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 해설
제 3부 감사

제 32 주일
성경구절 요일 3:10-15: 5:1-5

        여기에서 요리문답은 새로운 부분을 시작한다. 자세한 부분을 다루기 전에 먼저 간략하게 일반적인 개론을 살펴보기로 한다.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의 인상적인 것 중 하나는 십계명이 세 번째 부분에서 다루어진다는 것이다. 웨스트민스터 소요리 문답도 역시 구원의 방법을 말한 뒤에 율법을 설명한다. 십계명이 요리문답의 제 1부에서 다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그렇다. 왜냐하면 문답 제 3문에서 하나님의 율법이 나의 죄와 상태가 얼마나 비참한가를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요리문답 제 4문이 율법의 요약만을 말하고 있는가? 그리고 제3부 92문까지 십계명을 다루지 있지 않는가?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을 작성한 사람들은 이것에 대한 큰 위험성을 알고 있었다. 즉 의롭다고 칭함을 받기 전의 우리는 구세주가 필요하기보다는 하나님의 율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위험과 구원을 받고 난 후에는 하나님의 율법이 필요 없다고 생각할 위험이 그것이다. 물론 율법의 중요한 목적 가운데 하나는 우리에게 구원의 필요함을 보여준다. 그러나 우리의 칭의 이후에도 여전히 율법이 필요하다. 하나님의 율법을 통하여 한평생 살아나가는 동안 점차적으로 우리는 무가치한 죄인임을 명백하게 알 수 있다. 그리고 또 다른 목적이 있다. 율법은 하나님의 백성인 우리들에게 우리가 구원에 대하여 어떻게 감사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요리문답은 이 점을 강해하면서 율법의 세 가지 유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동시에 율법 폐기의 위험한 잘못에 대하여 경고한다.

86. [질문] 우리의 공로 없이 그리스도의 은혜로 말미암아 비참한 상태에서 구원을 받는다면 우리는 왜 선행을 행하여야 합니까?
    [대답] 그리스도께서 그의 피로 우리를 구속하여 주시고, 성령의 능력으로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새롭게 하셨기 때문에 우리는 한평생 하나님의 은혜에 대하여 감사하는 삶을 살아야 하고 하나님은 우리를 통하여 찬양을 받으셔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신앙의 열매로써 우리의 믿음에 확신을 가져야 하며, 우리의 경건한 삶을 통해 우리의 이웃을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하게 됩니다.

87. [질문] 그러면 감사하지 않고 계속적으로 회개하지 않는 상태에서 하나님께 돌이키지 않는 사람은 구원받을 수 없습니까?
    [대답] 절대 구원을 받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성경은 음란한 자, 우상 숭배하는 자,  간음한 자, 도둑, 탐욕자, 술 취한 자, 신성모독자, 강도 등 이러한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상속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들 중에는 하나님의 계명을 지킬 의무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그리스도인들이 율법 아래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은혜 아래 있다”고 말한다. 거저 주신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만 의롭다함을 받은 우리이기에, 우리의 행위는 칭의에 전혀 보탬을 주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이 하나님의 구원 계획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그와는 반대로 하나님의 구원의 계획은 거대하다. 그것은 인간이 법적으로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서야 하는 가(칭의)를 말할 뿐 아니라 칭의를 받은 사람이 어떻게 변화된 삶을 살아야 하는 가도 포함한다. 성도는 하나님의 은혜로 중생함을 받았고 그의 전체의 본성이 거룩하게 되었다.

        개념적으로는 칭의만이 구원의 전부인 것처럼 구별 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구원 받은 사람에게는 이것들을 서로 분리시킬 수 없다. 구원받은 사람들은 예수님의 구속을 통하여 의롭다 함을 받을 뿐만 아니라 성령의 사역을 통하여 그의 마음속에 하나님의 율법이 기록되어져 있기 때문이다(히 8:8-10).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을 기록한 사람은 이것을 알고 있었다. 이 요리문답의 기록자에게 한쪽만 말하는 것은 생각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만약 당신이 참으로 구원을 받았다면 근본적인 변화가 따를 것이다. 그리스도의 성령께서 그들의 마음속에 역사하시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가 일어난다(86문).

        요리 문답에서 말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왜 87번에서 “계속적으로 죄악을 행하며 감사의 삶을 살지 않는 사람은 하나님께로 향하지 않은 구원받지 못한 사람”이라고 말하는가? 우리의 삶의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구원 받았다고 할 수 없다는 경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주제에 대한 사도들의 글들을 살펴보라(고전 6:9-10; 갈 5:13-26; 엡 5:1-20). 사람들이 자기들의 삶의 근본적 변화 없이 단지 믿음으로만 구원받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 아니다. 성경이 이것을 지적하고 요리문답은 성경의 진리를 반영한다. 변화되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자들에게는 구원이 없다. 오직 감사의 마음으로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려고 하는 사람들만이 구원을 받은 자들이다.

        사도 요한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들은 그의 계명을 지킨다(요일 5:3)”고 말했다. 십계명에 요약된 하나님의 율법은 성도들의 삶에서 감사 생활의 모형이 된다.

        다른 것들도 살펴보자.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은 십계명이 모두 있음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오늘날 가끔 제 4계명을 빼려는 시도가 있다. 그들은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제 4계명을 이루셨기 때문에 우리는 더 이상 그것을 지킬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주님께서 제 4계명을 이루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제 4계명은 다른 계명과 동일하게 중요하다. 네 번째 계명을 이루셨다는 것이 곧 그 계명을 폐기시켰다는 말은 아니다. 제 4계명을 다룰 때에 더욱 자세하게 설명하겠다. 여기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십계명 중 그 어느 것도 폐기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요리문답은 구약의 재판에 관한 율법의 자료를 십계명의 강해로 엮고 있다. 오늘날 이런 연구를 하는 사람들은 모세 오경을 통해 모든 율법에는 영속적인 원리가 있음을 주장한다. 우리의 개혁주의 목사나 교사들 중에서 이 같이 주장하는 자들을  Theonomists 이라고 말할 수 있다. theonomy라는 말은 그리스 어원으로 ‘하나님(Theos)’과 '율법(nomos)'에서 나왔다. 나는 Theonomist 라고 불리기를 원치 않는다. 왜냐하면 이 말이 너무나 많은 논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말이 전체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고 성경의 모든 율법이 하나님의 백성에게 권위가 있고 성도들과 깊은 관계가 있는 의미로 사용되어진다면 나 역시 그 호칭을 받아들일 것이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 그 자체가 구약의 율법이 여전히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권위를 지닌다는 의미에서 "하나님의 율법적 (theonomic)"이라는 점이다.
        나에게 놀라운 것은 구약 소송법의 현대적 적용을 비판하는 사람은 요한 칼빈의 가르침으로부터 근본적으로 떠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칼빈은 모세 오경의 위대한 주석을 기록했다. 모세 오경 주석에서 반복하여 말하는 것 중에 하나는 어떻게 모세의 소송법들이 여전히 오늘날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유효한 원리들을 계시하는 가를 보여 준다는 점이다. 그것은 현대인들이 모세 시대와 동일한 방법으로 소송법을 지켜야 하며, 그 율법들이 조금도 변함없이 오늘날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러나 구약의 소송법에서 강조하는 그 원리는 오늘 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들은 현대의 상황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기 위한 유추적(analogies)인 원리들을 제공한다.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을 통해 저자들이 분면하게 이러한 사상을 가졌음을 우리는 살펴 볼 수 있을 것이다.

[질문]

1.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이 십계명을 제 3문에서 다루지 아니하고 왜 마지막 부분에서 다루고 있는가?
2. 믿음으로 의롭다함을 받는다는 진리를 잘못 이해하면 어떤 잘못된 생각을 할 수 있는가?
3. 율법에 순종하는 것이 은혜로 구원받는 진리와 결코 상반되지 않음을 성경에서 증명하라.
4. 십계명 중에서 몇 가지가 오늘날 우리에게 유효한가?
5. 구약의 소송법(재판에 관한 율법)들은 무엇인가?
6. 이러한 소송법들이 오늘날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한가?

[연구와 토의를 위한 문제들]

1. 개혁주의가 아닌 교회에서 십계명을 강조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2. 십계명의 전부가 신약에서 다시 언급되며 또한 암시되는 성경 본문을 찾아보라.
3. 출애굽기 22:1-5에 나타난 명령의 원리들 중 오늘날에도 적용되는 것을 말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