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The Heidelberg Catechism A.D. 1563) 제 34주일  

제 92문 : 주님께서는 율법을 통하여 무엇을 말씀하셨습니까?
답 : 하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출애굽기20:1-17; 신명기5:6-21).
제 1계명:나는 너를 애굽 땅 종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낸 너의 하나님 여호와로라.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있게 말지니라.
제 2계명: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 또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속에 있는 것의 아무 형상이든지 만들지 말며, 그것들에게 절하지 말며, 그것들을 섬기지 말라.  나 여호와 너의 하나님은 질투하는 하나님인즉 나를 미워하는 자의 죄를 갚되, 아비로부터 아들에게로 삼 사대까지 이르게 하거니와,  나를 사랑하고 내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대까지 은혜를 베푸느니라.

제 3계명:너는 너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  나 여호와는 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자를 죄없다 하지 아니하리라.”

제 4계명: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 엿새 동안은 힘써 네 모든 일을 행할 것이나, 제 칠일은 너의 하나님 여호와의 안식일인즉, 너나 네 아들이나, 네 딸이나, 네 남종이나, 네 여종이나, 네 육축이나, 네 문안에 유하는 객이라도 아무 일도 하지 말라.  이는 엿새 동안에 나 여호와가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들고 제 칠일에 쉬었음이라.  그러므로 나 여호와가 안식일을 복되게 하여, 그 날을 거룩하게 하였느니라.
제 5계명: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너의 하나님 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
제 6계명:살인하지 말지니라.
제 7계명:간음하지 말지니라.
제 8계명:도적질하지 말지니라.
제 9계명: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하지 말지니라.
제 10계명: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지니라. 네 이웃의 아내나, 그의 남종이나 그의 여종이나,  그의 소나 그의 나귀나 무릇 네 이웃의 소유를 탐내지 말지니라.

제 93문 : 이러한 계명들은 어떻게 나뉘어 집니까?
답 : 두 부분으로 나뉘어집니다. 첫 부분은 우리가 하나님과 어떠한 관계를 가지면서 살아야 할 것인가를 가르치고 있으며,  둘째 부분에서는 우리가 이웃 사람들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1).

제 94문 : 제 1계명에서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것이 무엇입니까?
답 : 나의 구원을 잃어버릴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나는 모든 우상 숭배와2) 마술과 미신적인 제사를 피하고3) 성자들이나 피조물들에게 기도하는 것을 피하고 버려야 합니다4). 그리고 유일하신 참 하나님만을 올바르게 인정하고5), 신뢰하며6), 겸손과7) 인내심을 가지고8) 모든 선을 받기를 원하며9), 나의 온마음을 가지고 하나님을 사랑하고10), 두려워하며11), 존경하는 것입니다12). 간단히 말해서 무슨 일이든지 하나님의 뜻을 거스리는 일이라면 결단코 행하지 않는 것입니다13).

제 95문 : 우상숭배란 무엇입니까?
답 : 우상숭배란 자신의 말씀을 통하여 자신을 계시하신 유일하고 참되신 하나님 대신에 하나님과 동등하게 그 무엇을 신뢰하거나 만들어 소유하는 일입니다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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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태복음 22:37-39
2) 고린도전서 6:9,10; 10:5-14; 요한일서 5:21
3) 레위기 19:31; 신명기 18:9-12
4) 마태복음 4:10; 요한계시록 19:10; 22:8,9
5) 요한복음 17:3
6) 예레미야 17:5,7
7) 베드로전서 5:5,6
8) 골로새서 1:11;히브리서 10:36
9) 시편 104:27,28; 야고보서 1:17
10) 마태복음 22:37(신명기 6:5)
11) 잠언 9:10; 베드로전서 1:17
12) 마태복음 4:10(신명기 6:13)
13) 마태복음 5:29,30; 10:37-39
14) 역대상 16:26; 갈라디아 4:8,9; 에베소서 5:5; 빌립보서 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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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과 십계명 사이의 순서로부터 배우는 것이 있습니다. 만일 애굽에서 구원하기 전에 십계명을 주셨다면 이것은 무슨 뜻이 되겠습니까? 십계명을 주시는 뜻은 지키라는 것인데, 구원 전에 주셨으면 이것을 지켜야 구원을 얻는다는 뜻이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런 순서를 택하지 않으셨습니다. 먼저 순전히 은혜로 구원을 하신 다음에 십계명을 주셨습니다. 먼저 복음을 선언하시고 그 다음에 십계명을 주신 것입니다. 이 십계명을 주실 때에 하나님께서는 서문에서 먼저 자기를 구원의 하나님, 여호와로 선언하시고 난 후에 열 마디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따라서 서문은 복음이라 할 수 있고, 그 다음 열 마디의 말씀은 율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점이 중요합니다. 십계명을 주실 때에 서문과 십계명 열 마디의 말씀을 나누어서 주시지 않고 합하여 한꺼번에 주셨습니다. 따라서 이 두 가지를 그 순서대로 함께 가르쳐야 합니다. 이것을 합해서 가르쳐야 되는데 나누어서 가르치면 부분적인 오류에 빠지게 됩니다. 앞부분만 강조하면 은혜로 구원을 받았다. 이스라엘 백성을 보아라. 그들은 아무 행한 것이 없지만 하나님께서 은혜로 구원해 주셨다이것만을 이야기하고 그 다음에 나오는 율법의 말씀을 무시할 것입니다. 반대로 앞의 서문을 빼놓고 십계명만을 이야기하면, 구원의 위로를 누리지 못하는 율법주의에 떨어질 수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합한 것을 사람이 나눌 수가 없습니다.

혼인의 경우에서도 하나님께서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면 안 되지만, 계시하시는 방식에 있어서도 하나님께서 합하여서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어서는 안 됩니다. 구원의 복음을 선언하시면서 열 마디의 말씀을 주셨으므로, 복음의 말씀을 들은 사람은 반드시 언약의 말씀으로 주신 이 열 마디의 말씀에 순종함으로써 하나님의 사랑에 반응을 보이며 나아가야 합니다. 단순한 생활의 규칙이 아니라 언약의 말씀으로 이해하고, 말씀과 함께 우리에게 오신 여호와 하나님께 나아가야 합니다.

또 다른 중요한 문제는 십계명으로 여호와와 그분의 백성이 언약을 맺은 것입니다. 여호와께서 자기를 여호와로 선언하면서 십계명을 주셨다고 하였는데, 이렇게 여호와께서는 언약의 말씀과 함께 그분의 백성에게 나아오셨고, 그분의 백성은 응답하면서 나아갔습니다. 여호와께서 구원하신 자기 백성에게 말씀과 함께 나아오시고 그분의 백성이 거기에 대해서 응답하고 나아가는 그 관계는 언약 관계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 관계 가운데서 주신 십계명은 언약의 말씀입니다(4:13; 5:2).

 십계명을 언약의 말씀으로 이해하기 시작하면 십계명에 대한 생각이 근본적으로 바뀝니다. 언약의 관계를 생각하지 않으면 십계명을 딱딱한 법조문으로 여기기 쉽습니다. 서문에서는 십계명을 주시는 분이 나를 구원하고 나에게 가까이 오신 하나님이시라고 말씀합니다. 이 하나님을 믿는 것이 우리에게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바로의 집에 살 때에는 바로의 말을 들어야 했지만 그 결과는 민족의 죽음이었습니다. 그들은 아들들을 나일 강에 버려서 민족이 말살되는 형태의 죽음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거기에서 구원해 내셨을 뿐 아니라 하나님께서 다스리시는 집으로 옮겨 놓으시고 그 안에서 살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새로운 집으로 옮겨 놓으신 후에 하나님의 집에서 이 집의 법을 지키며 살라고 하십니다. 이 새로운 집의 법이 바로 십계명입니다. 종으로 일하고 그 결과로 죽음을 당할 수밖에 없던 사람들을 구원하여 새로운 집에 옮겨 놓으시고 그 집의 법을 따라서 살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복음입니다감사함으로 받고 순종할 내용입니다. 우리가 새로운 집에서 그 법을 지키며 살면,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하나님이시고 우리의 구원자이심을 고백하는 것이 됩니다. 그러한 법은 구원하신 분과 구원을 받은 백성의 관계를 가르쳐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