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The Heidelberg Catechism A.D. 1563) 제 22주일

제 57문 : “몸이 다시 사는 것”은 당신에게 어떠한 위안을 줍니까?
답 : 죽음 후 바로 내 영혼이 머리되신 그리스도께로 갈 뿐 아니라, 내 몸도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일으킴을 받아서 영혼과 결합하여 그리스도의 영화스러운 몸과 같이 될 것입니다.

제 58문 : “영원히 사는 것”에 관한 귀절은 당신을 어떻게 위로합니까?
답 : 내가 이미 영원한 기쁨을 마음 속으로 경험하고 있듯이, 죽은 후에도 눈으로 보지 못하고 귀로도 듣지 못하고 사람의 마음으로 생각지 못하였던 완전한 행복 즉, 하나님을 영원히 찬양하는 복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죽은 다음에 신자는 ‘그의 영혼이 올려져서 그리스도와 함께 있습니다.’ 이제는 이 세상에서 고통 겪는 것을 그치고 주님과 함께 쉬는 것입니다. 단순히 쉬는 것이 아니라 주님과 함께하면서 참된 쉼을 누립니다. 주님과 함께하면서 쉰다는 점에서는 이 세상의 삶보다 한 단계 더 주님께 가까이 나아간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의 말씀은 신자의 죽음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신자가 죽는 것을 성경에서는 ‘자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사람은 잠자리에 들면서 아침에 일어날 것을 기대합니다. 잠을 자러 가면서 크게 슬퍼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신자의 죽음에 대하여서도 크게 슬퍼하지 않고 부활의 소망을 갖습니다. 바울 사도는 “내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니 죽는 것도 유익함이니라”(빌 1:21) 하고 말하였습니다. 여기서 ‘유익하다’는 말은 ‘얻는 것이다’는 말로도 번역할 수 있습니다. 신자는 죽어서 얻는 것이 있습니다. 무엇을 얻겠습니까? 그리스도께 더 가까이 나아가는 것을 얻습니다. 바울 사도는 “내가 그 두 사이에 끼였으니 떠나서 그리스도와 함께 있을 욕망을 가진 이것이 더욱 좋으나”(빌 1:23) 하고 말하였습니다. 신자는 죽을 때에 ‘그리스도와 함께함’을 얻습니다. 죽는 것은 잃는 것이 아니라 얻는 것이고, 그리스도와 함께함을 얻는 것입니다. 물론 신자는 이 세상에서도 주님과 함께 합니다. 바울 사도는 ‘내게는 사는 것이 그리스도’라는 태도로 살았습니다. 갈라디아서 2:20을 보면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몸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는 이 세상에서 살 때에도 그리스도와 연합하여서 살았습니다. 이 세상에서 주님과 함께 살던 신자는 죽은 다음에도 그리스도께 더 가까이 나아갈 것을 소망합니다. 그리스도께 더 가까이 나아가는 것을 얻기 때문에 바울 사도는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주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기를 소망하였습니다.

주님께서 다시 오시면 우리의 몸이 우리의 영혼과 다시 결합하여서 영광스러운 ‘몸’이 될 것입니다. 몸과 영혼이 결합한 상태를 ‘영광스러운 몸’이라고 표현합니다. ‘몸’을 긍정적으로 가르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몸을 나쁘다고 보는 것은 대체로 이교적인 데에서 나온 사상들입니다. 그리스의 이원론도 그렇고, 불교의 가르침도 그렇습니다. 그들은 몸을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먹는 것이나 자는 것을 줄이면서 고행을 하고, 그렇게 고행하는 것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습니다. 성경은 우리의 몸에 대하여 다르게 가르칩니다. 성신께서 우리 안에 거하시면서 우리를 ‘하나님의 성전’으로 삼으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의 성전인 우리의 몸을 더럽히는 것은 큰 죄입니다. 예를 들면 몸으로 범하는 간음은 큰 죄이고, 간음하는 사람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성전을 더럽히는 죄를 엄격히 금합니다(고전 3:16, 6:15-20). 우리의 몸이 성령께서 거하시는 성전이라는 사실은 우리에게 소망도 줍니다. 하나님의 성신께서 우리 안에 거하시면서 우리를 성전으로 삼으시고, 성전이 된 우리의 몸을 포기하시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 안에 거하시는 성령께서는 우리의 낮은 몸을 부활시키실 것입니다. 육신의 부활이 성령 하나님의 사역이라는 것도 성경에서 중요하게 가르치는 내용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부활시키신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 거하시는 그분의 영, 곧 성령으로 우리의 죽을 몸도 살리실 것입니다(롬 8:11). 성령은 부활의 신입니다. 또한 우리가 입을 부활의 몸을 ‘신령한 몸’(spiritual body)라고 하는데(고전 15:44-45), 성령(Holy Spirit)에 의하여서 그 몸을 입기 때문에 그렇게 부릅니다. 그러므로 ‘신령한 몸’을 ‘성령적인 몸’이라고 이해하여도 좋을 것입니다.

‘성령적인 몸’을 또한 ‘영광스러운 몸’이라고도 합니다. 출애굽기 40장을 보면, 성막이 완성되었을 때에 여호와의 영광이 그곳을 가득 채웠습니다. 성령께서 성전을 영광스럽게 만드신 것입니다. 우리를 하나님의 전으로 삼으신 성령께서는 성전으로 삼으신 우리의 몸도 포기하지 않으시고 영광스러운 성전으로 완성하여 주실 것입니다. 몸과 영혼이 결합하여서 온전한 사람이 되고 주님의 나라에서 신령함과 영광에 참여할 것이 우리에게는 큰 소망입니다.